News I November 21, 2025 I Written by immersive+ 칼 럼니스트
[피플+] '시장 검증 전략이 먼저'…최예나 대표가 말하는 브랜딩의 본질

이머시브+ 포럼에서 강연 중인 최예나 비포브랜드 대표 (사진 : 황성하)
제2회 이머시브+ 포럼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하나같이 하던 얘기가 있다. 최예나 비포브랜드 대표의 강연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것.
그는 F&B 분야에서 성공한 브랜딩 사례를 소개했는데 흔히 말하는 '네이버 검색하면 나오는' 뻔한 사례는 없었다. 지구 반대편의 브랜드나 현재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을 사례로 들며 대부분이 브랜딩 종사자인 참석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최예나 대표는 강연만 잘하는 교수 스타일이 아니다. 키슬로우와 고래사어묵 등 유명 브랜드와 작업했고 브랜딩 종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레드닷 어워드도 수상했다. 2021년부터는 레그웨어 브랜드 '로맨틱 타이거'도 론칭했다. '레그웨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던 시기에 탄생한 로맨틱 타이거는 이제 블랙핑크 제니, 에스파 윈터 등이 착용하는 잇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예나 대표에게 더 많은 영감을 얻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비포브랜드가 브랜딩한 키슬로우 (사진=비포브랜드 제공)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디자인 에이전시 비포브랜드와 레그웨어 브랜드 로맨틱타이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예나입니다. 시사매거진에 '최예나의 엣지 브랜딩'이라는 디자인 칼럼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Q. 브랜딩 에이전시와 패션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브랜딩은 이론이 아니라 시장에서 검증되어야 하는 실전 전략입니다. 로맨틱타이거를 통해 직접 브랜드를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얻는 인사이트가 비포브랜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기반이 됩니다.
Q. 일이 많으실 것 같은데 최근엔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A. 우선 유니레버의 스너글 세제 브랜딩을 통해 기존 세제 카테고리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특히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전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가 일관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1위 과자 기업과의 패키지 디자인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현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면서도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거든요. 이 작업은 아시아 각국의 서로 다른 미적 감각과 소비 패턴을 브랜딩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머시브+ 포럼에서 강연 중인 최예나 비포브랜드 대표 (사진 : 황성하)
Q. 이머시브+ 포럼에서 강연 잘 들었습니다. 포럼에 와보니 어떠셨나요?
A. XR(확장현실)과 브랜딩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온라인 팝업스토어'를 보며 오프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공간까지 확장되는 F&B 브랜딩의 가능성을 실감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게 브랜딩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와주셨더라고요. 이건 단지 제 강연에 대한 관심을 넘어 업계 전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이머시브 경험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브랜딩 업계에서의 이머시브 경험에 대한 갈증이라니 더 듣고 싶습니다.
A. 비포브랜드에서 다수의 F&B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면서 늘 고민해왔던 것이 'F&B 브랜딩의 한계 돌파'였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보면 F&B 브랜딩은 당연히 맛과 시각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XR 기술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감정적 경험까지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느낍니다.
Q.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온라인 팝업스토어'는 브랜딩 관점에서 어떻게 보셨나요?
A. '제품과 경험의 완벽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대부분의 F&B 브랜드가 제품 판매 이후의 브랜드 경험은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하늘보리는 구매 시점을 새로운 브랜드 여정의 시작점으로 설정한 것이 전략적이었습니다. QR 코드 하나로 물리적 제품과 디지털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건 브랜딩에서 말하는 '터치포인트의 확장'을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양궁이라는 문화적 자산을 브랜드 스토리에 결합시킨 전략도 탁월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가치와 브랜드 정체성을 하나로 묶어 감정적 연결점을 만들어낸 거죠.
무엇보다 팝업 내의 양궁 게임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Boundless'하게 확장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보고 마시는 경험에서 참여하고 응원하고 게임하는 다층적 경험으로 발전시켜 F&B 브랜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합니다.

로맨틱 타이거를 착용한 에스파 윈터. 배우 한소희, 블랙핑크 제니 등이 착용한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로맨틱 타이거 제공)
Q. 새로운 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한 브랜드가 늘고 있습니다. 대표님 보시기에 기술을 잘 활용하는 다른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기술 활용에서 중요한 건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AR, VR, 온라인 팝업을 도입하지만, 정작 브랜드의 핵심 가치나 메시지와는 동떨어진 채 기술에만 집중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기술 활용은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브랜드 정체성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입니다. 기술이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도구 역할을 해야 하죠. 단순히 '신기함' 때문에 사용하는 기술은 일회성 화제에 그치기 쉽습니다.
둘째, 사용자 경험의 실질적 향상입니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브랜드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거나, 기존 경험을 훨씬 더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술이 복잡하다고 좋은 게 아니라, 얼마나 직관적이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셋째,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 창출입니다.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장기적 관계 형성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의 제트랜드 온라인 팝업스토어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청소기라는 제품 특성을 살려 뮤지엄, 펫 카페, 영화관, 노래방, 오락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게 설계했고, 약 1 만 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편리한 생활'이라는 가치를 게임과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Q. 세 가지 조건이 와닿네요. 마지막으로 브랜딩 종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먼저 '브랜딩은 예술이 아니라 전략'입니다. 아름다운 로고나 세련된 비주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에요. 진정한 브랜딩은 왜 이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것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현장을 떠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로맨틱타이거를 직접 운영하면서 브랜딩 이론과 실제 시장의 괴리를 매일 경험하고 있어요. 브랜딩은 책상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소비자와의 실제 접점에서 검증되고 완성됩니다. 가능하다면 여러분도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보거나 최소한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현실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세요.
마지막으로 '기술을 두려워하지도 맹신하지도 마시길' 바랍니다. XR, AI, 메타버스 같은 기술이 계속 등장하지만 이는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기술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예요. 브랜딩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데이터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람의 감정과 공명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항상 사람을 중심에 두고 진정성 있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브랜딩 전문가가 되시길 바랍니다.
immersive+ 칼럼니스트 mkt@olimplanet.com
출처 : KMJ(https://www.kmjourna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