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s I May 7, 2025 I Written by 신현희 기자
[최예나의 엣지 브랜딩] 하인즈(Heinz)의 핑크 소스를 아시나요?
'하인즈' 라는 브랜드 알고 계시나요? 하인즈는 케찹으로 잘 알려져 있죠. 하지만 하인즈는 케찹뿐만이 아니라 여러 소스류와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위트 있게 전개하는 브랜드입니다. 예를들어 'Barbie'의 64주년을 기념해서 출시된 제품은 비건 마요와 바베큐 소스를 결합해 하나쯤은 소장해보고 싶은 엣지 있는 소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하인즈 프로젝트를 착수하면서 색감과 맛, 식감과 우리들의 무의식적인 구매 선택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최예나 비포브랜드(B for Brand) 대표 / 한국체육지도자연맹 자문위원 / 동대문여성개발인력센터 자문 /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심사위원 /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시카고 미대) 장학생
우리들이 사물을 인지하고 판단할 때 영향을 미치는 감각은 시각이 70%, 청각이 20%, 후각과 촉각, 미각 등이 10%로 구성되어 있다고 여러 논문에서 제시한 바 있죠. 이 70%의 시각 영역에서도 50% 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색감입니다.
'첫인상은 3초안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듯이, 시각적인 감각에 의한 판단이 아마 99%이상일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속에 시각과 색감 영역이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특히 식품에서는 더 그렇겠죠. 똑같은 맛을 가진 양념치킨이 있는데, 하나는 맛있게 빨간 소스로 만들어졌고, 다른 하나는 맛은 똑같은데 컬러가 까만색 소스로 만들어졌다면 십중팔구 빨간 소스로 만들어진 치킨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좀 깊게 들어가면 이런 기피 반응은 진화적 신경생물학과 인지심리학적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데, 검은색 음식은 독버섯이나 썩은 음식 등에서 나타내는 컬러이기에 독극물로 작용하니 우리 뇌에서 자연스레 생명의 위협을 일으키는 색상으로 인지를 하게되어 기피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왼쪽부터 ① 하인즈의 분홍색 비건 마요네즈 바비큐 소스, ② 검은색 먹물을 활용한 먹물 파스타
10수년 전만 하더라도 식품 패키지에서 초록색이나 검정색은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녹색 계열이 이끼나 곰팡이를 연상시키고 위에서 언급한데로 검정색은 썩은 음식이나 독극물을 상기한다는 이유였죠. 이렇게 식욕을 저하시키는 컬러는 결국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런 결과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기피하는 현상입니다.
그럼에도 디자인 트렌드는 시대에 따라 변하듯, 제 기억으로는 유기농식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녹색 계열은 건강한 식품 혹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쟁이 컬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검정색 계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라 전략적으로 프리미엄 식품에 적용되기도 하고요. 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지부조화적인 측면도 점점 긍정적으로 학습을 하면서 본능적 혐오감을 극복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먹물파스타라던지 흑마늘 같은 음식을 통해서요.
다시 저희가 논의한 하인즈 프로젝트 관련해서 전략적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Warm color를 메인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하인즈가 새롭게 들어가는 식품 섹터입니다. 타깃은 하인즈 팬과 기존 섹터 고객들(Customer Poaching)인데요, 경쟁사들을 조사해보니 컬러 사용에 약간의 미스가 있었고 우리는 이 부분을 공략해서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경쟁사의 물건을 사려고 왔다가 하인즈의 비주얼을 보고 '충동구매'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각적 매력과 제품의 본질적 가치가 결합되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색채 심리학을 브랜딩에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디자인 선택을 넘어, 소비자의 무의식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 시사매거진(https://www.sisamaga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