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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s  I  October 31, 2023  I  Written by 권오윤 이사

2차 창작물 시대의 브랜드 (2/2)

위키페디아에 2차 창작물 (Delivative Works)를 검색하면 그 예시로 레디메이드 아트의 창시자로 불리는 마르셀 뒤샹의 ‘L.H.O.O.Q.’를 지목하여 설명한다. 2차 창작물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현대에 이르러 ‘패러디’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자신의 브랜드를 기존 예술작품을 활용하여 표현하곤 했다. 사실 ‘모나리자’는 다양한 광고의 단골 소재로 활용되어 왔고,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기 위해서 광고제 작자들은 유명작품들을 배제할 수 없었다.

패러디 개념의 2차 창작물

[왼쪽부터 ① 마르셀 뒤샹의 ‘L.H.O.O.Q.’, 1919년, ②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Pizza Hut 광고 ➂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을 패러디한 Lipton Tea 광고]

필자도 좋아하는 브랜드를 굳이 꼽으라면 ‘애플’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다들 알다시피 애플은 전세계적인 팬덤이 있는 브랜드이며 ‘팬아트’ 개념의 2차 창작물이 많이 발견된다. 그밖에 패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드러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패션브랜드 구찌의 팬인 만화 ‘원피스’의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원피스 캐릭터를 활용한 구찌의 룩북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과거, 영국의 ‘사치 앤 사치 (Saatchi & Saatchi)’라는 광고대행사가 제시한 ‘러브마크 (Love Mark)’라는 개념이 현재까지도 브랜드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브랜드가 사랑받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팬아트의 결과물이 많다는 것, 바로 브랜드가 사랑받는다는 증거 아닐까?

‘팬아트’라는 이름의 2차 창작물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이 담겨 있는 팬아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① 애플, ➁ 샤넬 No.5, ➂ 아디다스, ➃ 코카콜라, ➄ ’원피스’ X 구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 곧 NFT가 2차 창작물의 세계를 주목받게 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 편에서 소개했던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 (BAYC)는 대표적인 집단적인 NFT 컬렉션이며, 현재까지 판매된 NFT 작품들 탑 10에서 4~10위까지가 ‘크립토펑크 (CryptoPunks)’의 컬렉션이다. 그리고, 수많은 컬렉션들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P2E 게임 캐릭터인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있고, 일본 애니메 스타일의 ‘아주키(Azuki)’도 주목받고 있다. 또, 텍스트 베이스의 ‘루트(Loot)’와 NBA 게임카드 유형의 ‘NBA 탑샷 (NBA Top Shot)’도 가치가 급상승하는 컬렉션들이다.

NFT, 그리고 AI

[현재까지 NFT 거래가 상위 10개 작품]

[주목받는 NFT 컬렉션, 시계방향으로 ① 액시스 인피티니, ➁ Azuki, ➂ Loot, ➃ NBA Top Shot]

2차 창작물의 주체는 디자이너 뿐 아니라 AI마저 참여하고 있다. 그 AI들에게 명령어를 입력하는 개발자들도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을까? 하여간, AI를 활용한 수많은 2차 창작물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앱소루트 (Absolut)는 최근 캐나다 전역의 독특한 칵테일 레시피들을 수집하여 그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그래픽 작업에 AI를 활용하였다. 코카콜라 역시 팬들을 위한 AI 아트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BMW는 AI가 디자인한 패턴의 차량을 ‘프리즈 뉴욕’에 전시하기도 했다.

[AI가 만든 2차 창작물들, 시계방향으로 ① 앱솔루트 보드카, ➁ BMW 콘셉카, ➂ 코카콜라 일러스트]

여전히 2차 창작물과 저작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부분은 남아있다. 하지만, 웹 2.0 시대가 열린 이후, 영업기밀 또는 대외비라는 개념보다는 오픈소스와 협업이 더욱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브랜드는 잠가 두었던 엄격한 규정의 자물쇠를 풀고, 공유하고, 허용하고, 교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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